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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만시지탄(晩時之歎)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하라

천안중학교 교장 김홍석

편집부 | 기사입력 2024/03/13 [17:05]

[기고] 만시지탄(晩時之歎)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하라

천안중학교 교장 김홍석

편집부 | 입력 : 2024/03/13 [17:05]

 

▲  천안중학교 교장 김홍석

 

방송통신중학교입학식장의 당당한 모습을 보며

 

지난 310일 천안중학교 소강당에서 51명의 신입생을 모시고 천안중학교부설방송통신중학교 입학식을 거행했습니다. 초로의 어르신 분부터 나이 지긋한 분들이 만학의 꿈을 품고 입학식장에 서 계신 모습이 너무 자랑스럽고 대단했습니다.

 

그분들을 뵈면서 저의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당신 또한 아녀자 홀대 시대에 태어나서 정규학교 교육을 제대로 밟지 못하고 겨우 한글을 어깨 너머로 터득하신 팔순의 노인네이십니다. 당신이 못 배운 한을 오로지 자식들 교육에 전념하시면서 평생을 지낸 그런 분입니다. 어찌 제 어머님만 그렇겠습니까? 당시의 그런 대접을 받았던 대한민국 모든 어머님이 그러셨죠.

 

그런 어머님을 지금껏 뵈면서 가장 행복하신 모습을 되새겨 봅니다. 장남인 제가 딸 둘을 연이어 낳고 막내로 아들 하나를 낳을 때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무척 기뻐하셨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벌어진 해, 제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는 날도 환하게 미소를 지으셨던 어머님. 물론 그때도 무척 행복해 보이셨지만, 최고로 행복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바로 가장 행복해하시며 눈물까지 쏟으신 날은 환갑 나이에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받으신 날이었습니다. 정말 너무 행복하고 기쁜 나머지 펑펑 우시더군요. 울먹인 목소리로 그날 제게 하신 말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때가 늦다고 가슴에 응어리진 채 한탄만 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했더니 오늘의 영광이 있구나. 머뭇거리지 말고 도전하며 살아라. 그 사람이 진정으로 용기 있는 자이다.”

 

바로 입학식장에 계신 50여 명의 신입생분이 그런 분들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으로 머뭇거리지 말고 도전하는 삶. 이보다 아름다운 삶이 있을까요?

 

이분들에게 마지막으로 그런 당부를 했습니다. 현재 117세로 세계 최고 고령자인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씨는 장수의 비결을 묻는 말에 그렇게 답하셨답니다. 물론 유전적인 요소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해로운 사람은 멀리하고 좋은 사람들만 만나며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입학식장의 신입생분들께 신입생 동기끼리 좋은 사람들로 만나서 후회하지 마시며 사시라고 당부했습니다. 행복은 그런 의미에서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특권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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