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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는 항상 있는겁니다...

전) 한기대 총장 /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문형남

편집부 | 기사입력 2020/04/09 [15:25]

“의료사고”는 항상 있는겁니다...

전) 한기대 총장 /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문형남

편집부 | 입력 : 2020/04/09 [15:25]

  

  © 편집부

 

“아니 1.6Cm짜리 초기 암이라면서 어떻게 수술이 잘못돼 가지고 재수술을 받아야 된다는 말이요, 이럴 수가 있소?”

 

“의료사고는 항상 있는 겁니다”

 

(우선, 죄송하다는 말은 물론 표정도 없다) 

 

2020.4.7. 우리나라 굴지의 대규모 병원이고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성모병원’에서 일어난 의료사고에 관한 환자 측의 항의와 그에 대한 병원 측 법무담당이라는 사람의 답변을 요약한 내용이다. 

 

내 아내가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건강검진 기관에서 대형병원에 가서 정확한 검진을 다시 받는 게 좋다고 했고 그곳에서 추천해 주어서 ‘성모병원’에 3일간 정밀진단이라는 명목으로 6번이나 검사를 받아서 입원하고 2020.3.26. 암수술을 받고 2020.3.30. 퇴원했다.

 

그런데, 가슴이 지속적으로 아프고 수술부위도 아파서 수술 받은 그 병원 암센터에 가서 검진을 받았더니 그 수술을 담당한 의사가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수술 부위가 잘 안 보여서 제대로 암을 제거하지 못했으니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간단히 말해주다니… 

 

환자가 한번 수술을 받는 것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대단한 부담이고 위험을 느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더구나 마취를 받고 몸에 칼을 댄다는 것이 얼마나 꺼림칙한 일인가…

 

또 가정주부가 병원에 입원해야하니 가정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이고, 입원비와 수술비 등 금전적으로도 상당한 걱정거리이다. 그래서 아는 의사 여럿에게 물어봤더니 모두 ‘말이 안된다, 의료사고구먼’이라는 답변이다

 

더구나 수술 받기 전에 의사가 입원실에 찾아와서 보호자와 환자에게 설명한 내용이 이렇기에…

 

“암이 극히 초기이고 작아서 1시간 반 정도 수술이면 끝나고 이 정도 수술이면 수술이 끝나면 바로 퇴원할 수 있습니다”라고 정말 사소한 일처럼 언급했는데... 

 

가족들이 의당 자초지종을 물아보고 병원 측에 엄중하게 항의하는 것이고, 그래서 병원 측의 담당자라는 사람-법무담당이라면서, 의료사고니까-나와서 응답해주는데 그 사람 말이 이 글의 맨 처음에 밝힌 것처럼 “의료사고는 항상 있는 겁니다.” 이러한 첫마디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사고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점, 다음으로 사고가 항상 있는 것이라고? 즉 ‘성모병원’에서는 의료사고가 항상 일어나고 있다는 점! 

 

산업현장에서 근로자가 작업 중 사고가 나면 그것이 몸에 칼을 대야하는 정도가 아닌 입원해야 하는 정도가 아닌 경상이라도, 그 현장은 분위기도 완전히 Down되고 어수선해지면서 다른 근로자들도 걱정스러워서 근로의욕도 떨어지고 가족들의 항의와 사고수습에 관한 문제로 떠들썩해진다.

 

그 사고로 인한 보상 문제도 골치가 아프고 그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서, 그것도 우리나라 유명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사고가 항상 일어난다는 것, 그것은 정말 보통 문제가 아니다. 아니 필자로서는 그런 발언이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런데, 더 한심한 것은 의료사고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 이 대형병원은 생명을 다룰 역량을 떠나 의식구조 자체가 인간의 생명-세상 어느 것보다 소중하고 인간이라는 존재 그 자체인 생명-을 다루어서는 아니된다는 생각이 든다. 

 

의료사고, 생산현장의 사고보다 인간의 생명과 직접 관련되는 사고이다. 의료사고는 그것을 다루는 의사가 사회에서 존경받는 전문가이기에-그래서 “ㅇㅇ전문의”라는 말을 쓴다. 지식을 많이 쌓았다는 ‘박사’라는 호칭보다 이 “ㅇㅇ전문의”라는 호칭이 더 자랑스럽다는 의사들이…

 

그래서 의사는 전문의가 되기 위해 엄청난 공부도 하고 국가자격시험도 치러서 전문의가 되는 것이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전문가이기에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것이고 다른 직업의 전문가보다 급여가 높다. 따라서 그 존경받는 만큼 높은 급여를 받는 만큼 자신의 일이고 세상사 어느 일보다 더 고귀한 생명을 다루는 일에 다른 전문가보다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주의를 집중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그만한 지식과 자격을 가진 사람이기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누구나 믿고 있어서 사고가 그것이 조그만 것일지라도 더 많은 그리고 더 심각한 비난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잘 안 보여서 제대로 못 했다> 이런 변명으로 사고를 얼버무리는 병원 측의 태도, 정말 한심하고 엄청난 욕을 먹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이런 사람들이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더 한심하고 이러한 업무에서 제거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런 사고가 항상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환자를 대하는 병원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 나아가, 이런 병원이 과연 사람의 생명을 책임질 수 있겠는가?

 

더구나 이 병원은 인간의 생명과 인간의 존귀함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종교인 ‘카톨릭’계 병원이기에 더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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