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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연 전문상담사, ‘북한이탈주민을 말한다’

"인위적인 취업은 곤란…실업이유 파악 우선돼야"

서영민 기자 | 기사입력 2012/06/22 [16:17]

최경연 전문상담사, ‘북한이탈주민을 말한다’

"인위적인 취업은 곤란…실업이유 파악 우선돼야"

서영민 기자 | 입력 : 2012/06/22 [16:17]
▲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소속 최경연(왼쪽)  전문상담사와 한국자유총연맹 충남도지부 이주일 회장  © 충남신문

 한국자유총연맹 충남도지부가 운영하고 있는 하나센터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소속 최경연(여·44) 전문상담사가 충남도내 북한이탈주민들의 원만한 정착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를 현장전문가답게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작은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북한이탈주민들을 어머니와 같은 사랑으로 이끌어온 최 전문상담사. 그는 22일 오전 충남도지부가 마련한 이주일 회장과의 대담의 자리에서 그동안 쌓아온 나름대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최 전문상담사는 먼저 공주지역을 시작으로 충남도관내 북한이탈주민들의 실업이유를 파악하는 일이 우선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음 단계로 작은 일자리를 다양하게 만드는 일에 고민을 쏟아야하며 사회적기업도 이 같은 기준을 가지고 탄생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소규모의 다양한 분야가 최고의 전문성을 자랑하면서 오늘날 국가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독일의 사업방식을 따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현재 충남관할의 북한이탈주민들은 다양한 연령층에 각자의 달란트도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층은 30대 이하가 20%, 50대까지가 70%, 그 이상이 10%로 집계되고 있다. 직업도 농장근로자, 철도원, 발전기보수원, 교사, 학생, 외국어전문가, 수공기술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때문에 달랑 어느 사업장 하나 크게 만들어 일에 꿰맞추듯 적성을 고려치 않은 머릿수 늘리기의 인위적인 취업은 결코 오래갈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최 전문상담사의 우려다.


“걸음마를 뗄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  최경연 전문상담사   © 충남신문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마땅한 직업을 가지기가 어렵습니다. 주변 제조업체가 있지만 근무시간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하루 4시간 정도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도가 고작입니다. 또 어린아이가 있는 경우 교대근무가 어려워 산업체 취업은 영 불가능합니다.”

최 전문상담사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취업이 쉽지 않은 이유를 이같이 진단하면서 해결책으로 북한이탈주민들 중 60대 이상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오전과 오후 부모가 오기까지 보호하고 식사를 챙겨주는 (가칭) ‘아파트아동돌보미방’을 운영한다면 여성가장들의 취업은 크게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양쪽의 취업이 모두 이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 전문상담사는 몸이 아픈 북한이탈주민들이 위로도 받고, 쉬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문화센터나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복지관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강상의 문제로 식당 등의 일도 일주일에 2~3번이 고작이다. 그런 그들이 위로받고, 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문화 분야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힘들어하고 있는 그들을 정서적으로 안정을 되찾게 해줌으로써 잠재적 노동인력을 소진시키지 말아야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들이 포클레인, 지게차 등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도 공주에는 학원이 없고, 그렇다고 외지로 가자니 첫 정착지가 고향이 된 지금 쉽게 옮길 수 있는 처지도 아닙니다. 또 어떤 사업체에서는 월급 등의 조건은 좋지만 영어 알파벳과 간단한 컴퓨터 활용능력을 요구하고 있어 누군가 이끌어주지 않으면 이런 곳의 취업은 꿈도 꿀 수가 없습니다.”

최 전문상담사는 이들이 걸음마를 뗄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줘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북한에서 온 가장들을 비교해볼 때 생활력이 강하거나 나약하거나 둘 중의 하나다. 생활력이 강한 가장은 자신의 계획이 현실과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진로를 바꾸지만, 나약한 가장들은 여전히 기웃거리며 쉽게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들의 성향을 소개한 뒤 “나약한 가장들을 남한의 강한 아버지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아버지 교실’ 같은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남한 정착에 대한 강인한 의지를 심어 놓은 이후 산업체 등의 취업 연계도 이뤄져야한다”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한족이나 조선족 남편이 입국을 해 가장으로 함께 살고 있는 경우도 교육이 시급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은 가정에서 중국말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언어가 늘지 않고 있다. 이들이 현장에 가면 우리말이 서툴러서 매번 퇴짜를 맞는다. 이들에 대한 우리말 교육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취업이 아닌 창업의 경우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주문을 냈다. 실패율이 높기 때문에 발상부터가 획기적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  한국자유총연맹 충남도지부 이주일 회장  

그는 북한이탈주민들 가운데 몸이 쇠약하거나 연로한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사업으로는 북한음식출장뷔페나 북한 반찬가게 및 반찬인터넷쇼핑몰 운영 등을 들었다. 북한 고유의 아이템 개발로 승부할 수 있어야 성공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사업들로의 방향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안보강사를 비롯해 중국어, 러시아어에 능통한 주민들을 발굴, 외국어강사로 활용하는 방안, 아코디언 등 악기를 잘 다루는 주민들을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활용하는 방안 등도 창업분야로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최 전문상담사는 이외에도 수공의류도 관심 분야로 꼽았다.

실향민 등을 대상으로 북한 한복과 수의 등을 제작 판매할 수 있다면 분단국가의 특성상 사업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 것.

최 전문상담사는 끝으로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지원도 보다 효과적으로 해야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참으로 신선하고 깊이 있는 지적…모두가 고민해야”

 이에 충남도지부 이주일 회장은 “참으로 신선하고 깊이 있는 지적”이라고 높이 평가한 뒤 “충남도지부도 이 문제를 심도 있게 고민하면서 현재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별도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 같은 뜻이 충남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서 묻어나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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