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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학교’의 가르침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농업회사법인 해솔 어메니티 대표/안창옥

편집부 | 기사입력 2023/09/19 [16:06]

‘어머니 학교’의 가르침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농업회사법인 해솔 어메니티 대표/안창옥

편집부 | 입력 : 2023/09/19 [16:06]

 

 

이정록의 시집 어머니 학교는 많은 감동과 가르침과 웃음을 주는 시집입니다. 자는 서문에서 2010119일 새벽에 어머니와 한 몸이 되어 잠에서 깨어났다고 술회합니다. 오른손 하나만 어머니로 변하지 않고, 쏟아지는 어머니의 말씀을 받아 적기 시작했고 그래서 태어난 시집입니다.

 

어머니 학교는 에로스 학교인데, 다른 말로 하면 도덕 학교, 인성 학교라 할 것 입니다. 에로스는 생명과 생명을 때로는 생명 아닌 것과 생명을 연결하기도 합니다.  성경에 잠언이 있습니다. 모두 31장으로 기록된 잠언은 솔로몬 왕이 지혜와 훈계를 위해 기록된 것입니다. 명철과 지혜를 깨닫게 하며, 일상에서 어리석은 자를 슬기롭게 합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지식과 행동을 조심하게 하는 가르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어머니 학교는 농사와 자연에 대한 어머니의 삶의 지혜와 비유로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노각과 늙은 호박에 대하여 교훈을 말씀하고 있는 부분을 살펴보지요.

 

노각이나 늙은 호박을 쪼개다 보면

속이 텅 비어 있지 않데? 지목 부풀려

씨앗한테 가르치느라고 그런겨

 

커다란 하늘과 맞닥뜨린 새싹이

가족 올까 봐, 큰 숨 들이 마신겨.

 

내가 이십리 읍내 장에 어떻게든

어린 널 끌고 다닌 걸 야속케 생각마라

다 넒은 세상 보여 주려고 그랬던 거여.

 

장성한 새끼들한테 뭘 또 가르치겠다고

둥그렇게 허리가 굽는지 모르겠다.

 

뭐든 늙고 물러 속이 텅 빈 사그렁 주머니를 보면

큰 하늘을 모셨구나! 하고는

무작정 섬겨야 쓴다.

 

사그랑 주머니 어머니학교 1’ 전문

시인은 어머니의 말씀을 서른 편쯤 쓰고 나서, 낳아 준 어머니가 한 분이 아니고 수천 수만 임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먼저 낸 시집 의자에서 이미 어머니가 깔아 주셨던 많은 지혜의 말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온전히 시인의 어머니 이의순(73) 사의 말씀만으로 모두 72편의 시들이 교훈과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자연과 가까이했던 어머니의 깊은 생명 사랑도 시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풀을 맬 때도 어머니는 해를 등에 지고 앉아서 밭을 매는데 풀들이 깨지 않도록 그늘을 드리운다는 게 그 이유라고 합니다. 풀들이 깨면 몸을 다 들어내는데 얼마나 아프겠냐는 어머니만이 느낄 수 있는 사랑의 표현이지요.

 

시이면서 소설로도 읽히고 산문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재미있고 교훈과 해학이 넘친다. 농담 내뱉듯 하지만 자식의 한숨을 달래는 것 같은 어머니의 말투는 아픔과 괴로움을 소중한 기억과 추억으로 감싸고 보듬어 승화시키는 부드러운 위력을 지니고 있다.”며 시인과 어머니의 자서전 같다고 황현성 시인은 서평에서 지적하고 있는데 동감합니다.

 

특별히 2023년 충남문화관광재단 공모 사회적 가치 부문에 선정된 그대 왜 거기에 있나주제와도 같아 마음이 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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