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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사학 설립자들을 기리며(2)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농업회사법인 해솔 어메니티 대표/안창옥

편집부 | 기사입력 2023/04/24 [16:41]

천안의 사학 설립자들을 기리며(2)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농업회사법인 해솔 어메니티 대표/안창옥

편집부 | 입력 : 2023/04/24 [16:41]

  

 

벤처붐이 일기 훨씬 전부터 공학 분야에서 혁신적 비전을 가지고 호서대를 설립하고 이끈 강석규 박사와의 인연을 중심으로 사학 설립자를 기리는 두번 째 글이다. 천안 사립대학에 농업 분야로 특화된 연암축산원예전문대학과 고려신학대학원이 빠졌음을 밝히며 이해를 바란다. 

 

먼저 글에서 호서대학교에서 총장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K교수로부터 오랜 만에 반가운 전화를 받았고, 대학에서 건학 50년을 앞두고 설립자와 대학 역사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있는데, 만나고 싶다는 전화였음을 말했다.

 

교무처장으로 일한 다른 K교수와 업성동 나의 사무실에서 반갑게 만났고, 10여년 만에 해후하니 연륜은 어쩔 수 없는 듯 흰 머리가 많이 늘어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주고 있었다는 개인적인 감회를 적었다. 

 

내가 보관중인 많은 자료 중에는 30여 년 전인 1988년도 교내 바둑대회 준우승 상장도 있다. 설립자 강 총장님은 바둑 실력이 대단하다. 교수 연수회를 할 때 바둑 교수 교수들과 꼬박 밤을 새우며 바둑 두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그런 끈기와 집념이 있기에 대학을 키웠고 어려운 일도 극복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천안 안서동의 황량한 제1캠퍼스 1호관 2호관 모습 사진도 귀한 자료이다. 넓은 강당에서 얼룩무늬 교련복을 입고 군사학 강의를 듣는 빛바랜 사진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우리나라 대학의 역사적 사진이라 할 것이다. 

 

100년 전 일제 강점기 시절 학적부엔 연호가 소화로 표기되어 있는 설립자의 논산 보통학교 학적부 사본도 있다. 잉크로 적은 학적부에는 척관법으로 키를 0척, 0치로 기록된 희귀한 자료도 있다. 생각하지도 못했을 이 자료를 보며 두 교수는 어떻게 이런 귀한 자료를 가지고 있느냐며 놀랐다. 

 

희귀한 자료는 또 있다. 지금은 대학에서 산학 협동이 일반화 되었지만 호서지역 산학협동협의회 창립에 자필로 서명한 17개 대학 총학장 사인은 세계에서 유일한 자료라는 나의 말에 두 교수도 귀중한 자료라며 동의했다. 이 지료는 17개 대학 총, 학장님을 일일이 찾아뵙고 직접 서명을 받은 개인적으로도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자료이다. 

 

2002년 정근모 총장 재임시 해비타트 국제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석한 카터 전 미국 대통령, 필리핀 전 대통령 등과 찍은 행사 사진 등 자료들을 잘 보관하여 고맙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호서대학을 설립한 강석규 박사는 우리나라 교육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앞으로도 그분의 교육경력 66년의 기록은 깨질 수가 없을 금자탑이 될 것이다. 그분은 인간은 120세까지 살도록 하나님이 준 축복으로 120세까지 살 예정이라고 저서에 말씀했으나 103세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다. 

 

설립자는 명예총장직을 진심으로 명예롭게 여기셨다. 백세를 넘긴 나이에도 예배를 이끌었고, 청소년, 청년들이 모인 자리에서 긍정적인 삶의 자세와 자신감을 배양하는 강좌를 기꺼워했다. 

 

설립자와 가까이 지내며 많은 말씀을 듣게 된 것은 두 가지 특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10년 동안 공관에서 매주 주일 오후 4시에 교목실장 L교수님의 인도로 가정 예배를 드린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초등학교 다니던 어린 학생들이 지금 육군 대위가 되고, 시집가서 엄마가 된 것을 보면서 세월의 빠름도 다시 한 번 실감하며, 예배시 성경 말씀들을 반추해 보며 교훈을 되새김 질 해 본다. 

 

예배 후 다과나 식사를 하며 공과 사를 넘나들며 여러 말씀을 하셔서 많은 간접 경험을 갖게 된 것을 감사한다. 수첩에 꼼꼼히 적어 보관해 둔 파일이 여럿이다. 결국 이것이 설립자의 진솔한 면모를 말해주는 역사의 산 기록이 된 것이다. 

 

또 하나 산학협동을 추진하면서 많은 기업과 기관을 방문할 때 수행하였다. 총장님은 잘 될 회사인지 아닌지 회사 사장을 만나 얘기해 보고, 사무실이나 회사의 환경을 보면 감이 온다고 여러 번 말씀 하셨다.

 

이제 나이가 들어 지금은 그 의미를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삼성 그룹의 이병철 회장도 직원을 채용할 때 면접을 직접 보았다고 하는데 그만큼 사람의 인상과 언행이 중요하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첫 인상이 좋고, 사무실이 잘 정돈되어 있으며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감사를 애기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나중의 결과도 어떠하리라는 감이 오는 것은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정주영 현대 그룹 회장과의 인간관계도 여러 번 얘기 하시면서 말년에 대통령후보로 나선 것을 못내 아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사람은 오로지 초지일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는 말씀을 교훈으로 길이길이 새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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