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경부선 철도공사 실상

편집부 | 기사입력 2014/12/11 [18:43]

경부선 철도공사 실상

편집부 | 입력 : 2014/12/11 [18:43]
▲     © 편집부
경부선 철도공사는 1904년 11월 10일 조선백성들의 피와 땀을 짜내먹고 완공 되었다.

근대사회의 발전에서 대표적이랄 경부선 “철도”가 공사되는 실상은 우리민족 수난의 역사이었다. 이기영 선생의 “두만강” 소설 속에 그린 “경부선 철도공사”는 민족수난이고 서민들의 수난이었다. 그 수난의 전설같은 이야기를 소설 속에서 발췌하여 그 시대의 실상을 되새겨 본다.
 
천안읍내 고을에 제일 먼저 들어 온 왜놈은 우편소를 세우고 귀신도 모르게 경성 - 부산 간의 비밀전신과 동경과 전국 비밀통신망을 가설하였다. 왜놈의 이런 속을 읍내사람이나 양반들이 알턱이 없었다.
 
그것은 이 고을 군수부터 캄캄 절벽이었다. 그야말로 어느 귀신이 잡아가는 줄도 모르고 그들은 여전히 태고적 생활을 꿈꾸고 있었다.
 
한데 미구에 또 다시 도는 소문은 서울과 부산 간에 철로를 놓는다더니 과연 그게 정말이었다. 그때까지 이 고을 읍내의 호수는 불과 2백여 호였다. 그나마 대부분이 초가집이었고 주민의 대다수는 농업에 종사하였다.
 
지팡이를 짚고 섰던 왜놈은 그제야 일동을 향하여 서며 “나는 정거장 철도공사장에서 인부를 모집하러 나왔는데” 이 동리에도 내일부터 매호에 한사람씩 공사에 나와야 되겠소. 이 철도공사는 조선나라의 명령에 의하여 연선 백성들의 부역으로 인부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그러므로 만일 출역을 거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지 엄중한 처벌을 당할 것이오.

왜놈은 마을사람들을 위협하였다. “부역은 장창하고 있는데 아니 무슨 부역을 또 하라는 것요?”. “그건 당신네 동리일이니 우리와는 상관없소. 정작 출역을 해야 할 것은 철로를 놓는 나라 일이 아니겠소.” “출역에 대한 자세한 것은 동장한테 일러둘 테니까 그가 시키는 대로 다들 나오란 말야! 만일 안 나왔단 좋지 못한 일이 있을 테니.” “엎친데 덮친다구 아니 인제는 왜놈의 부역까지 하란 말야? 이런 기급을 할 놈의 세상이 뒤죽박죽이 되었단 말인가, 주객의 구별도 없단 말인가? 왜놈과 우리가 무슨 상관이 있다구!” 다른 사람들은 아직 기가 막힌 듯이 한숨을 내쉬며 아무 말이 없다.
 
그들은 지금 제 농사를 짓기도 바빴다. 그렇지 않아도 손이 째어서 품을 얻기가 여간 힘들지 않는데 왜놈들은 무슨 턱으로 부역을 나오라는가? “서울양반은 이사 온 다고 길을 닦이고 왜놈들은 철로 놓는다고 부역을 또 나오라니, 아니 이게 대체 어떻게 되는 속셈이냐 말야?” “뭘 어떻게 돼요! 왜놈들은 철도를 놓고 대판 들이 밀려는 거지” 의병과 내통하였다고 이진사를 죽이던 왜놈들이 인제는 철로를 놓고 막 쓸어 나와서 조선을 온통 먹자는 셈이구나! 오냐! 네놈들의 원수를 갚을 때가 있을 거다. 하고 곰손이는 이를 갈았다.
 
경부선 철도는 일본 정부에서 놓은 것이지만 두 나라의 공동 이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귀국 정부는 연선 주민들로 토역인부를 담당하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능청스레 꾸며대었다. “부역으로 끌려가는 것도 원통하온데 이건 조금만 일을 쉬어도 십장놈이 매질을 하니 도무지 이게 무슨 일이오니까. 아니 그렇게 당해야만 옳습니까?” “옳긴 뭬 옳아! 변변치 못하니까 당하는 거지. 왜놈들이 부역을 시킬 권리는 없네. 더구나 때릴 권리가 어데 있는가? 그런데 자네들은 품값도 못 받고 매까지 맞는단 말인가!” 이진경은 격분해서 부르짖는다.
 
“품값이 다 뭬오니까. 관가의 명령이라니 할 수 없이 나가는 겁지요.” 명령은 무슨 명령이야, 만일 관가에서 그런 명령을 내렸다면 그건 왜놈들의 세력이 무서워서 굴복한 거겠지 글쎄 경우를 따져 보게, 왜놈들이 철로를 놓는데, 조선 사람들이 어째 부역을 나서야 하겠는가? 철로 놓는 땅을 뺏었으니까 인부까지 대란 말인가? 그렇다면 이 나라의 주인은 아주 왜놈이고 조선 사람들은 왜놈의 종이 되어야지. 왜놈들도 거저 일하는 게 아니거든 그놈들은 저희 나라정부에 돈을 받아먹고 하는 걸세.
 
부산에서 서울까지 철로를 놓는데 무엇이 얼마 얼마 든다는 예산이 있을 것 아닌가, 그 중에 인부들의 품삯도 들었단 말야, 하니까 공짜로 부역을 시킨 품삯은 놈들이 제가 먹는단 말일세. 이런 잇속이 있기 때문에 만만한 고을에 가서는 부역을 내라고 얼러 메워서 제 낭탁을 채우자는 게야.
 
나라를 잃은 백성들은 억울하게 노동마저 강탈 빼앗기는 설움을 겪어야 했다. 암울한 민족사에 여명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잠자는 백성들을 깨우치는 희망의 소리가 들려왔다.
147cm 철로위에 실려 자주․민주․독립․자유․민족 이라는 새시대 의식이 일사천리로 메마른 백성들의 마음과 정신을 역동시키게 했다. 나라를 빼앗긴 원통한 백성들이 겪었던 수난과 치욕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경부선 147cm 철로 위를 일사천리로 달리는 열차에 앉아서 지난날 굶주린 백성들이 착취당했던 치욕의 수난사를 가슴아파해 본다.
 
                                                                                             천안역사문화연구실
                                                                                                       실장 김 성 열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