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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왜 이러십니까?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농업회사법인 해솔 어메니티 대표/안창옥

편집부 | 기사입력 2023/10/03 [10:52]

정말 왜 이러십니까?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농업회사법인 해솔 어메니티 대표/안창옥

편집부 | 입력 : 2023/10/03 [10:52]

 

 

용광로가 될거다 / 참나무 장작이 될 거다

호들갑 떨지 말고 / 넌 그저 부지깽이가 되어라

네 종아리 후려치던 / 모지랑이 부지깽이가 되어라

까막눈 어미한테 글을 깨우쳐 주던 / 부지깽이 몽당심이 되어라

부엌 바닥 흙공책에 / 식구들 이름을 받아적던

검은 눈동자가 되어라/ 불꽃 눈 치켜뜨는

반딧불이 되어라

 

이정록 시인의 어머니 학교에 실린 부지깽이시입니다. 황현산 평론가는 어머니 학교는 에로스의 학교인데 다른 말로 하면 도의 학교다. 그 몸이 학교인 어머니는 세상이 바위와 나무와 짐승으로 구별되지 않는 아이의 시선과 바람결 하나에도 만물의 표정이 바뀌는 과학자의 시선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시를 음미하면서 최근 정치판 돌아가는 걸 냉정하게 관찰해 봅니다.

꼴불견도 유분수지 도대체 왜들 이러는 것인지 정상적인 상식을 갖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 많습니다. 이성 잃고 폭주하는 기관차 같습니다. 1년 반전에 당시 여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는 국회의원 등의 특권을 없애겠

다고 국민 앞에 분명히 공약했지요.

 

그리고 불과 3개월 전 국회 공식 연설에서 야당 대표로서 스스로 불체포 특권 내려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구속 영장이 발부되면 스스로 걸어가 판사 앞에서 자신의 깨끗함을 증명하겠다고 결연한 모습으로 연설하였습니다.

이러한 다짐과 약속은 개혁과제 1호로 의원총회 결의로 확인도 받았지요.

 

그런데 그런데 말이죠.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올라 오자 체포동의안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 주는 것이라며 부결을 애원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지요.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올 때 마음 다르다는 속담있지요?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누구한테 하셨나요? 신성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 의사당에서 스스로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연설을 태연하게 하십니까?

 

돈 봉투 사건에서 검찰의 조작이고 절대로 그런 일 없다고 큰소리치던 국회의원이 구속되었지요. 재판을 앞두고 돈 봉투를 받았다고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왜 어디 갈 때와 올 때 말이 다를까요? 국회의원이 각각 헌법이 보장한 독립적인 지위인데도 투표 결과를 국회의원 자신의 명패와 함께 소위 인증삿을 찍어 나는 분명히 부표를 던졌습니다. 예쁘게 봐 주세요라고 개딸들에게 보고했습니다. 이렇게 우스꽝스럽고 상상하기도 어려운 현실을 보면서 솔직히 참담함을 넘어 측은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국회의원은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인데 지역구가 제 고향 충청도 출신이더군요. 의리와 소신을 자랑으로 삼던 지역에서 뽑힌 국회의원이 어쩌다 이런 구차한 행동으로 누구의 눈치를 보면서 국민이 부여해 준 헌법 기관의 소신을

팔고 있을까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습니다. 여당도 문제가 있지요. 국무위원 후보자 세분에 대한 이런 저런 흠결이 왜 그리 많습니까? 젊고 참신한 사람으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미래에 대처하는 정책을 펴야 하는데 흘러간 물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정치가 이렇게 엉망인 것은 유권자인 국민 탓입니다. 될성부른 사람에게 표를 찍지 않고, 거짓말을 그럴사하게 하는 사람에게 넘어간 것 아닌가요? 내년 4월 총선에서는 엄중하게 심판하여 정신 번쩍 나게 하십시다.

 

어머니의 가르침처럼 용광로가 될 것이다, 참나무 장작이 될 것이다 호들갑 떨지 마십시오. 분수에 맞게 그저 부지깽이가 되어주십시오. 네 종아리 후려치던 모지랑이 부지깽이가 되는 것이 그릇에 맞고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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