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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안전사고가 많은 원인, 바로 이것

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 /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문형남

편집부 | 기사입력 2023/04/07 [17:30]

가정 안전사고가 많은 원인, 바로 이것

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 /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문형남

편집부 | 입력 : 2023/04/07 [17:30]

   

▲     ©편집부

 얼마 전부터 날이 포근해지더니 살구꽃이니 매화는 물론 목련꽃이 피었다가 이젠 다 떨어지고, 벚꽃이 만개해서 서울의 석촌 호수니, 여의도 윤중로니 벚꽃 구경꾼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것도 잠깐 식목일인 수요일 봄비가 제법 빗줄기가 굵다 싶더니 바람도 제법 불어서 그 만개한 벚꽃이 다 떨어져 안쓰럽기도 하고...

 

벚꽃은 만개한 후에 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 봄비도 적당하게 내리면 그 꽃잎 하나하나가 춤추듯 날리는 꼴이 참으로 장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벚꽃이 지는 모습이 마치 온 세상을 꽃비로 뒷덮으니 하늘의 축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글 쓰는 사람들은 봄 꽃놀이의 백미가 벚꽃이 지는 모습이라고 읊기도 한다.

 

그런데, 어제 봄비 내리는 날 오후에 내가 사는 김포시의 전철역마다 여성들이 팻말을 들고 늘어서서 안전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식목일이라 산불예방 안전캠페인을 벌이는 날, 우리나라 가정 안전사고가 이래서 많이 나는구나 하는 것을 실감 나게 한 날이었다.

 

2020년 한국소비자원과 행정안전부는 “소비자 위해감시 시스템”에 접수된 위해 정보 7만 3천7건을 분석한 결과, 가정에서 발생한 안전사고가 55.5%인 4만 525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봄철 산불이 여기저기 자꾸 번지니까 행정관청이 여성들을 동원해서 식목일날 안전캠페인을 벌이는 모양인데, 내가 전철에서 내려, 캠페인요원들에게 수고한다는 인사를 잊지 않고 하는데, 전철역 계단을 거의 올라온 지점에서 캠페인요원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내게 오더니 안전캠페인 팸플릿을 주면서 ‘볼펜까지 주니까 그것을 꼭 받아가라’고 내가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길을 따라오며 열심히 권하는 것이었다. 귀찮기도 하고 위험을 느꼈는데...

 

나는 우산을 받고 있고 한 손에는 서점에서 산 “세이노”라는 책을 들고 있어서 팸플릿을 받을 수 없으니 미안하다는 말을 해도 계속 따라오면서 연신 열심히 권유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그 캠페인 요원 아주머니가 전철입구 계단 턱에 걸려서 넘어질 뻔했다. 참으로 위험했다. 자칫 그대로 넘어졌으면 그 밑의 계단으로 떨어졌을 것이고, 그랬으면 큰 부상을 입는 불상사가 생길 뻔했다.

 

그 아주머니도 우산을 쓰고 있어서… 앞이 잘 안 보였을 것인데, 나를 보면서 권유하느라 밑을 제대로 못 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날 오후에 내가 일을 마치고 그 전철역의 계단을 내려서는데 캠페인에 참여한 여성분들 중 몇 명이 아마 바쁜 사정이 생겨 먼저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가려고 전철 계단을 내려오는가 보다. 3명 정도가 비옷, 그것도 1회용 얇은 비닐 비옷을 입은 채 내려오면서 시끄럽게 떠든다.

 

비에 젖은 비옷을 입은 그대로 전철을 타려고 계단을 내려오다가, ‘어이쿠 머니’ 하는 앙칼진 소프라노 비명을 지르면서 한 여성이 계단에 주저앉는다, 아주 불안정한 자세로 계단 턱을 짚으면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그 비에 젖은 얇은 비옷이 한 사람의 발에 걸렸나 보다. 서로 비명을 지르며 “괜찮아 어때...”하면서 서로 걱정스러운 소리를 내느라 전철역이 시끄러워졌다.

 

그중 한 여성이 “그래 비옷을 벗고 내려오자고 하니까 전철이 오기 전에 바쁜데 그냥 빨리 내려가자고 하더니 큰일 날 뻔 했어 휴 다행이네”하는 말을 하면서, 다음 전철을 타자고 일어서는 것이다.

 

이렇게 안전캠페인을 하는 사람, 자신들이 자기 개인의 안전을 제대로 생각하지도 못하면서 안전캠페인 팻말을 들고 행사를 벌이는 것이 과연 안전에 얼마나 유익한 것인지… 우리의 안전의식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캠페인 인쇄물과 볼펜을 나누어 주려고 행인을 쫓아가는 행위나, 비에 젖은 비옷을 그대로 입고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하지 않고 그런 불안전한 행위를 한 것이다.

 

비가 오면 바닥이 미끄러워진다. 더구나 매끄러운 돌계단에 사람들이 지나가면 그 발바닥에 먼지나 오물이 묻으면 더 미끄러워지게 된다. 비옷을 벗고 제대로 걸어가도 미끄러운데 젖은 비옷을 제대로 벗어놓지 않고 바쁘다고 그대로 계단을 내려오니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는데…

 

이렇게 자기 한 몸의 안전조차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사람들이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간이 비옷을 입고 그런 위험한 행동을 주저하지 않고 해 대는 이러한 여성들의 불안전한 행동을 어이 한꺼나...

 

그 캠페인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은 그 캠페인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캠페인활동 하기 이전에 안전교육부터 시켰어야 했다. 더구나 비 오는 날, 그것도 계단식 전철역에서 위험성을 미리 주지시키고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데,...

 

가정안전사고가 얼마나 많이 발생하겠는가 바로 이러한 행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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