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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와 톱 그리고 과이불개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해솔문화다큐재단 이사장/ 안창옥

편집부 | 기사입력 2022/12/20 [08:32]

도끼와 톱 그리고 과이불개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해솔문화다큐재단 이사장/ 안창옥

편집부 | 입력 : 2022/12/20 [08:32]

  

 

도끼가 어찌 찍는 자에게 스스로 자랑하겠으며, 톱이 어찌 켜는 자에게 스스로 큰 체 하겠느냐 이는 막대기가 자기를 드는 자를 움직이려 하며 몽둥이가 나무 아닌 사람을 들려함과 같으니라.”는 성경 말씀을 묵상해 본다.   

 

도끼는 도끼자루를 쥔 사람에 따라 이리 저리 움직여 질 뿐이다. 톱의 날은 톱을 움직이는 사람의 의사대로 나무를 자를 뿐인데,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처럼 자랑하거나 내세울 수 있겠는가? 자기 분수를 알고 분수에 맞게 행동해야 하는데, 분수를 벗어나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인가?

 

무슨 당의 누구와 누구의 무슨 당이란 표현에서 어느 쪽이 맞는가 생각해 본다. 국민의 대통령과 대통령의 국민은 어느 표현이 맞는가? 물론 어느 쪽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도 있으나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도끼는 어디까지나 도끼를 갖고 있는 자에게 도구로 사용될 뿐이다. 그런데 내가 아니면 당신이 어떻게 찍을 수 있겠느냐며 자신을 내세우는 현실이 안타깝다. 내가 잘못했어도 당신들도 과거에 더 잘못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이 정도는 괜찮다는 식이다.

 

무슨 당의 누구는 누구가 당을 떠나도 당은 존재하지만, 누구의 무슨 당은 누구가 상처를 입으면 당도 모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막대기가 자기를 드는 자를 움직이려 하며, 몽둥이가 나무 아닌 사람을 들려함과 같으니라 하신 말씀과 무엇이 다른가?

 

매년 촌철살인의 사자성어를 선정하는 교수신문에서 참여 교수 50.9%의 지지로 금년도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정하였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는 논어 과이불개過而不改 시위과의是謂過矣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에 있는 말로 금년의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라 생각된다.

 

2위부터 5위까지 살펴보면 욕개미창(欲蓋彌彰,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 누란지위(累卵之危, 여러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 문과수비(文過遂非, 과오를 그럴듯하게 꾸며대고 잘못된 행위에 순응한다), 군맹무상(群盲撫象, 눈 먼 사람들이 코끼리를 더듬으며 말하다)는 말로 시대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모두 다 부정적이고 바람직하지 않은 말 뿐이라 걱정된다. 아무것도 모르면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많이 알면 겸손해지지만 조금 아는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힌다.

 

17세기 천안이 낳은 위대한 과학자이며 실학을 주장한 담헌 홍대용 선생은 세상을 홀리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식욕과 색욕은 가정을 홀리고, 이권과 권세는 나라를 홀리고, 잘못된 학설은 천하를 홀린다고 했는데, 지금 가정, 나라, 천하가 다 혼란스러운 시대인 것 같다.

 

얼마남지 않은 내년 새해에는 꿈을 표현하는 말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격물치지(格物致知), 결초보은(結草報恩), 고복격양(鼓腹擊讓), 권토중래(捲土重來)같이 긍정적인 사자성어가 선정되기를 기원한다. 월드컵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 정신으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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