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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성시 (惜吝成屎)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해솔문화다큐재단 이사장/ 안창옥

편집부 | 기사입력 2022/12/07 [10:14]

석인성시 (惜吝成屎)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해솔문화다큐재단 이사장/ 안창옥

편집부 | 입력 : 2022/12/07 [10:14]

 

 

가장 귀한 것들은 언제 사용할 것인가? 귀한 그릇, 값 비싼 옷, 고급 장신구, 사랑한다는 말을 왜 그렇게 아끼며 사용하지 않을까? 현재보다 미래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로 미루지 말고 현재 지금 즐기고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미래가 현재가 되어도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석인성시(惜吝成屎). 아끼고 아끼다 똥 된다는 말이다. 가장 귀한 것(물건)등은 나중에 좋은 때를 기다리며 장롱에 고이 모셔 둔다고 한다. 나의 경우도 새 양복은 장롱에 고이 모셔 두고, 평소 입을 경우가 거의 없다. 좋은 구두는 평소에 신지 않고, 편리한 운동화를 애용하다가 매주 주일에 교회 갈 때 신는 정도이다.

아내도 마찬가지로, 오래전에 마련한 밍크코트를 추울 때 입으면 좋을 텐데 아껴두고 거의 안 입는다.

 

나중에 사용하려는 뜻은 좋지만, 지금 현재 안 좋은 것만 쓰고, 안 좋은 것만 먹다 죽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농사짓는 사람들은 좋은 상품은 팔거나 남을 주고, 자신들은 좋지 않은 것을 먹는다. 물건이나 음식만 그런 것이 아니다. 평소 안 좋은 생각과 말로 욕심만 부리다가 죽을 때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 포장도 뜯지 않은 명품은 이미 똥이 되어 버렸고, 상처받은 말은 치유가 어렵다.

 

죽은 사람들의 물건을 정리해 주는 유품정리사들의 말에 의하면 사람들은 대개 제일 좋은 것은 써보지도 못하고 아끼다가 죽는다고 한다. 평소 아끼는 건 좋지만 써보지도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최근에 생각을 바꾸고 있다. 많은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있다. , 삼십년 동안 이사할 때마다 옮겨 다니던 박스 포장을 뜯어 하나하나 확인해 보니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음반, 테이프, 수첩 등 온갖 잡동사니라서 많이 버렸다. 고이 모셔두기만 했던 은수저도 꺼내 사용하고 있고, 평소 가고자 아내와 약속했던 한 달에 한번정도 휴양림 나들이를 계속할 것이다. 내년 봄으로 예정한 남미 여행도 더 미루지 않고 다녀올 생각이다. 수 년 내에 다녀오지 못하면 영영 못 갈 여행이기 때문이다.

 

지금 하십시오글을 보니 동감이 되어 내 생각을 덧붙여 인용해 본다. 할 일이 생각나거든 지금 하십시오. 할까 말까 망서려지면 일단 해 보세요. 성공하면 좋은 것이고 실패하더라도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귀하고 좋은 것, 나중에 하겠다고 미루고 있는 것 너무 아끼지 말고 지금 쓰고, 지금 하십시오.

 

만날 사람 있으면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지금 연락하여 만나십시오. 가고 싶은 곳도 더 미루지 말고 일단 떠나십시오. 평소에 먹고 싶은 것도 찾아가서 먹으며 즐기십시오. 오늘은 맑지만 내일은 구름이 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미소를 지으려면 지금 웃어 주십시오. 당신이 주저하는 사이에 친구들이 이미 당신 곁을 떠날 수 있습니다. 불러야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부르십시오. 노래 부르기엔 이미 늦을 수 있습니다. 사랑을 말할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지금 말해 주십시오.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이 기뻐할 것입니다.

 

<탈무드>승자는 달리는 순간에 이미 행복하다. 그러나 패자의 행복은 경주가 끝나봐야 결정된다.”는 말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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