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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선수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기사입력 2020/07/15 [14:10]

최숙현 선수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입력 : 2020/07/15 [14:10]

  

  © 편집부

 

7월 13일은 대한 체육회가 창립된 지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날이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스포츠는 꽃다운 나이의 선수가 폭력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얼룩져 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감독 등의 폭행에 시달려온 국가대표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유망주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은 또다시 국민적 공분을 사게 했다. 고인은 대한체육회 등 각계에 애절한 사연을 호소해도 소용이 없자, 결국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 줘”라는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스포츠계 선수들에 대한 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고질적 폭력문화는 가혹 행위를 해서라도 성적만 올리면 된다는 성적 만능주의가 낳은 결과이다. 심각한 범죄행위이기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관련자를 가려내 엄벌해야 할 줄 안다.

 

도 관련 당국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하고, 말뿐이 아닌 근본적인 근절책도 세워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체육회 창립 정신을 되살려 원칙에 충실하고 ‘순수 체육’을 위해 거듭나길 바란다.

 

이번 경주 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팀 사건 역시 폭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상습적 폭력과 폭언, 이간질이 난무하는 야만의 현장이나 다를 바 없어 선수들은 공포에 떨면서 체력을 단련할 수밖에 없었다.

 

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선수들에 대한 가혹 행위를 들어보면 말문이 막힌다. 뺨이나 가슴과 명치를 때리는 것은 일상사이고 폭행으로 선수 손가락이 부러지고 고막이 터진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옥상으로 끌고 간 뒤 뛰어내려 죽으라고 협박하거나 미성년 선수에 대한 음주 강요가 있었다는 대목은 듣는 귀마저 의심스럽게 했다. 더구나 맹장이 터져 수술을 받고 퇴원해 실밥도 풀지 않은 선수에게 반창고를 붙이고 수영 연습하라고 강요했다니 이런 강압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당국은 선수들의 사태를 파악도 못 했고,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니 "최 선수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고가 터질 때마다 서로 관할 다툼으로 서로  떠다미는 '핑퐁 체육 행정'도 반성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고 최 선수도 목숨을 끊기 수개월 전부터 경찰, 검찰, 대한 체육회, 국가인권위원회 등 수많은 곳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고 한다. 이처럼 석연찮은 정황들이 많은 만큼 철저한 수사로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고 최 선수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대한 체육회는 더는 존재 가치를 깨우쳐야 할 줄 안다. 우리는 아시안 게임, 올림픽, 월드컵까지 모두 유치한 바 있는 자랑스러운 나라다.

 

더 이상 메달 수나 등수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폭력으로 이룬 금빛 성과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 우리 젊은이들이 야만행위에 더 이상 피해를 봐선 안 된다. 중요한 건 목숨을 버리지 않는 국가적 스포츠 시스템을 만드는데 되돌아봐야 할 줄 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국회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 하겠다”고 다짐했다. 일순간의 비난을 모면하려는 면피성 발언이 되지 않으려면 직을 걸고 선수 인권 보호에 앞장서려는 진심 어린 자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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