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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성이 실력이며 인성의 핵심콘텐츠는 효이다”

이창수의 「단언컨대......」 ‘효HYO孝’ 이야기 ⑬

편집부 | 기사입력 2014/01/11 [15:39]

“ 인성이 실력이며 인성의 핵심콘텐츠는 효이다”

이창수의 「단언컨대......」 ‘효HYO孝’ 이야기 ⑬

편집부 | 입력 : 2014/01/11 [15:39]
▲     © 편집부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라는 속담이 있다. 이치에 닿지 않는 엉뚱하고 쓸데없는 말을 뜻한다. 혹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물론 있을 리가 없다.

겨우내 애지중지 보관했다가 논에 뿌린 볍씨(씻나락은 볍씨의 방언이다)가 싹을 제대로 틔우지 않으면 귀신이 씻나락을 까먹어서 그렇다는 농민들의 푸념성 해학이 담긴 속담일 듯하다

연말에 모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효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다. 기말시험이 끝난지라 외부 강사들을 초청해 인성교육을 하고자는 학교 측의 의뢰를 받아 두 개 반을 한 시간씩 맡아 현대적 의미의 효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게 된 것이다.

명색이 효를 공부하는 사람인지라 청소년들에게 요즘 시대에 맞는 효도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얼마나 천진난만 순진무구한 생각인지를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교실에 들어서 인사를 나누고 효 얘기 좀 하려고 한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낮선 사람에게 보내던 호기심을 곧바로 회수하고 취침모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태연하게 노련한 강사처럼 준비해간 동영상으로 시간을 보내기는 했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데 엄마 품 인양 책상에 얼굴을 박고 있는 저 학생들에게는 입을 열심히 놀리고 있는 내 얘기가 정말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로 들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온몸을 휘감고 돌아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을 만큼 당황스러웠다.

학생들이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학생들이 외부강사 시간에 잠을 잔다고 해서 크게 잘못된 건 없고 그들은 이미 자기 앞가림정도는 충분히 할 줄 아는 이 사회의 미래일꾼들이라는 사실에는 틀림이 없다. 단지 들어본 적도 없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내입으로 할 줄을 몰랐다는 얘기다.

지난 주말 충남학생회관에서 있었던 천안 대한유치원 예술제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일 년 동안 유치원에서 배운 것을 발표하는 이 행사에서 마지막 순서에 모든 유치원생들이 무대로 나와 합창을 하는 데 귀엽기 그지없는 꿈나무들이 부르는 노래 제목이 ‘됨됨이 송(song)' 이다. 가사를 소개한다.

“스마트폰 화면에 우리가족 모였지, 아빠엄마 보고파 스마트폰 열었지, 엄마아빠 사랑해요, 우리가족 사랑사랑사랑해, / 아빠엄마 됨됨이 엄마아빠 멋쟁이, 누나오빠 됨됨이 우리가족 최고야, 우리 모두 됨됨이로, 효도사랑 사랑사랑할래요, / 됨됨이가 좋으면 우리가족 사랑해, 됨됨이가 되면은 우리 모두 행복해.”

이 됨됨이 송은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충남지회에서 전개하고 있는 ‘스마트폰 배경화면 가족사진 이용하기’ 운동의 테마송이다

무슨 유치원생들이 벌써 스마트 폰이냐라고 하는 분들도 없지 않을 듯해서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서울·경기지역의 만 5세 이하 영유아의 부모 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영유아들이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나이가 평균 2.27세로 확인된 결과를 알려드린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도 있다. 조금도 틀림없는 명언이다. 사람의 인성 역시 5세 전에 결정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어릴 적부터 스마트 폰을 사용할 때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엄마아빠, 그리고 언니 누나 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자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바른 품성, 좋은 인성을 갖게 되지 않을까? 이건 안 봐도 비디오다.

이날 됨됨이 송을 부르며 효도 사랑하겠다는 노래를 부르는 아들딸을 바라본 엄마아빠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배경에 가족사진을 올릴 것이다. 이건 내기를 해도 좋다. 자식이기는 부모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할 일이 많은 중딩 고딩들에게 효도해라마라 하지 말자. 일단 내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 폰에 가족사진부터 올리자. 그리고 엄마아빠 ‘말빨’이 먹히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자녀들에게 적극 권유해보자. 인성이 실력인 시대이다. 이미 일부 기업에서는 ‘스펙’ 이 아닌 ‘인성’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있지 않은가. 단언컨대 인성이 실력이며 인성의 핵심콘텐츠는 효이다
 
                                                                         [칼럼니스트/ 충청효교육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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