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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곰이와 송강이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기사입력 2022/11/16 [16:07]

버림받은 곰이와 송강이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입력 : 2022/11/16 [16:07]

 

 

역대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정치 지도자들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많았다. 미국 대통령들 역시 그렇다. 역대 대통령 중 상당히 많은 이들이 반려견으로 개를 길렀다. 그래서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면 항상 '퍼스트 도그(First Dog)'에 관심이 집중되곤 했다.

 

현 대통령인 조 바이든 역시 작년 1월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저먼셰퍼드종인 반려견 '챔프''메이저' 두 마리를 데리고 들어갔다. 하지만 13살이던 챔프는 지난해 6월 세상을 떠났고, 백악관 입성 당시 3살이었던 메이저는 보안요원을 무는 사고가 일어나며 백악관을 떠났다.

 

그러자 바이든 동생 부부가 지난해 말 저먼셰퍼드 수컷인 '커맨더'를 생일 선물로 백악관에 보내줬다. 전임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재임 당시 퍼스트도그 '', '서니'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오바마는 2021년 포르투갈 워터도그종인 ''가 숨지자 "진정한 친구이자 충성스러운 동반자를 잃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는 백악관에 개를 들이지 않아 윌리엄 매킨리 이후 120년 만에 개를 키우지 않은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도 소문난 애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0년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로부터 셰퍼드 종인 '버피', 2011년에는 일본으로부터 아키타 암컷 '유메'를 선물 받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집권한 거의 역대 모든 프랑스 대통령들도 엘리제궁에서 퍼스트도그를 키웠다. 에마뉘엘 마크롱은 2017년 유기견보호소에서 래브라도와 그리폰종이 섞인 강아지를 입양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올해 초 두 살짜리 고양이 '윌로'를 반려묘로 데려왔다. 백악관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고양이 '인디아'가 있었다. 우리 대통령들도 개를 가까이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부터

키우던 스패니얼종 4마리를 경무대에서 키웠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진돗개가 있었다. 전두환, 노태우 시절에도 진돗개와 요크셔테리어를 각각 키웠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는 북한에서 풍산개 한 쌍을 선물 받았다. 한국에 오면서 '우리''두리'로 이름이 바뀐 두 개는 그후 서울대공원에서 전시되어 왔고, 2013년 자연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청와대 입성시 주민들에게 강아지 두 마리를 선물 받아 청와대에서 키웠다. 하지만 그는 탄핵을 당한 뒤 진돗개를 청와대에 두고 나오면서 일각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20189월 선물 받아 청와대에서 키우던 풍산개 '곰이''송강'을 퇴임 후 사저에서 키우다 정부에 반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호랑이를 잡는 개로 유명할 정도로 용맹한 풍산개의 처지가 초라하게 됐다. 반려견 토리를 키우며 토리아빠를 자처하던 전·현직 대통령이 풍산개 사육비를 놓고 다투고 있어서다. 자세한 반환 이유나 경위는 문 전 대통령 측과 현 대통령실 설명이 엇갈리는 상황이라 정확히 확인하긴 어렵다.

 

다만 이를 두고 "사육비를 국민 혈세로 충당해야겠느냐", "좀스럽고 민망한 일을 하는 것은 정부·여당"이라면서 정치권에서 여야가 설전까지 벌이는 모습을 보는 국민들은 찝집하다. 양측 공방의 중심에는 법적 규정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어 안타깝다.

 

풍산개는 잘못이 없다. 잘못은 소통과 협력없이 정쟁만 일삼는 권력자들에게 있다고 봐야한다. 많은 국민들의 심정은 한마디로 참담할 뿐이다. 사실여부를 떠나 국가 예산에서 매월 250만 원가량의 사육비(사료값 35만원, 의료비 15만원, 전문 사육사비 200만원)를 지급해 달라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6개월 만에 반환했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문 전 대통령의 인성(人性)이 의심스럽다.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예우 보조금이 연간 4억원, 비서실 활동비 14000만원, 차량지원비 12000만원, 해외여행비 7600만원, 진료비 12000만원, 간병인 지원비 8700만원 등

 

여기에 비서관 3, 운전기사 1명이 딸려 국민 세금으로 월급이 나간다. 문 전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 받게 했다. 욕심이 정말 볼썽사납다고나 할까? 아마 김정은도 비웃을지 모른다. 매달 나라에서 받는 돈도 적지 않거니와 무엇보다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 아닌가?

 

대한민국이 부끄럽다. 그렇게 끔찍이 아끼는 척 하더니 돈 앞에서 그렇게 매몰차게 정을 끊어낼 수 있나 싶다. 비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일반 상식에도 반한다. 무엇보다 버림받은 곰이와 송강이 신세가 벼랑 끝 남북 관계를 보여 주는 것 같다.

 

이런 진흙탕 개싸움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어떨까? 국가적 비극 앞에서 지금 한가롭게 개싸움이나 할 때가 결코 아니다. 돈 때문에 가족을 버리는 것이 아니겠지만 많은 국민들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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