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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교육감 선거’ 손봐야!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기사입력 2026/05/06 [14:46]

‘깜깜이 교육감 선거’ 손봐야!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입력 : 2026/05/06 [14:46]

 

6·3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 더 어렵다. 1인당 7장의 투표용지를 채워야 한다. 그중에도 최고난도는 교육감 선거다. 정당과 기호 표기도 없이 후보자 이름만 쭉 나열돼 있다. 이름 순서도 선거구별로 다르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나 교육계 종사자가 아니고서는 지금 교육감도 낯선데, 아무 정보없이 투표소에 들어간 유권자에게 연두색의 교육감 투표용지는 난수표나 마찬가지다. 이렇다 보니 교육감 후보자들이 유권자 환심을 사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교육감은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막중한 자리다. 교육공무원 58만여 명의 인사권을 갖고 연간 82조 원의 예산을 주무르는 막강한 자리다. 그래서 속칭 교육 소통령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더 늦기 전에 깜깜이 선거돈 뿌리기 선거를 부추기는 교육감 선출 방식과 교부금 제도를 손봐야 한다.

 

표를 얻기 위해 교육 재정을 쌈짓돈으로 여기고 선거를 돈 잔치로 타락시키는 후보를 유권자들이 먼저 걸러내야 한다. 이대로라면 2030년 선거에서도 같은 한탄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교육감 선거의 가장 큰 문제는 무관심 및 깜깜이 선거, 후보 난립에 따른 후보 단일화 작업 및 이에 따른 보수와 진보 양극화 심화 등이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는 본선을 치르기도 전에 경선부터 파행과 혼탁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보수·진보 진영 모두 후보 결정 단계에서부터 극심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어 곳곳에서 혼탁과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자치를 구현하기 위한 교육 소통령을 뽑는다는 취지는 실종된 상태다.

 

교육감 직선제 실시 이후 거듭된 고질적 병폐가 이번 선거에서도 바꿔지지 않고 있다. 눈길을 끌 만한 교육정책 공약은 내놓지도 못하면서 보수·진보의 대립 구도에만 혈안이 되고 있다. 후보들은 선거 막판까지 서로 비난의 화살만 퍼 붙고 있을 정도여 정치꾼들의 난장판이나 다름이 없어 보인다.

 

교단 경험이 없는 중앙 정치인들이 차기 행보를 위해 갑자기 핸들을 틀어 정당의 하부 조직으로 만들려 뛰어들고 있기도 하다. 이제 교육의 중립성은 사문화됐다. 교육이 정치의 영토 확장 수단이 되는 순간, 학교의 모든 본질을 빨아들이는 정치적 블랙홀속으로 침몰할 것 같다.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공들인 사업은 적폐가 되고, 현장 교사 10명 중 9명이 시기상조를 외치며 반대하는 현장의 불신만 키우고 있다. 특히 지향점인 교육 수장은 사라지고, 매표를 위한 수치적 경쟁만 남은 꼴이 됐다. 이대로 가면 교육 중립성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이 할 것이 뻔하다.

 

후보들은 교육 비전은 뒷전이고 특정 정당이나 시장 도지사 후보의 러닝메이트노릇에만 매몰되어가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중립이란 말인가? 우리 아이들이 AI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지켜줄 사고의 방파제를 세우는 교육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표심만 훑는 정치인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지적 주권을 수호할 실천적 교육 적임자가 절실하다.

 

학교는 정당의 출장소가 아니며, 아이들은 정치적 수단이 될 수 없다. 무너진 교육 현장을 회복하는 일은 이제 우리 생존의 문제다. 제발 정치에서 교육을 놓아주길 바란다. 교육의 백년대계를 위한 비전과 정책 경쟁은 없고, 공약만 난무하고도 있다. 학생들이 볼까 두렵다.

 

2007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유권자 무관심과 그 부작용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하고, 임명제 등 선출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 교육의 이름을 걸고 아이들 보기 부끄러운 행태를 반복해서는 미래가 없다.

 

이번에는 최소한 누가 후보로 나왔는지, 그 후보는 상식적인 자격은 갖췄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이름도 모르면서 지지하는 정당과 같은 색의 현수막을 걸었다는 이유만으로 투표한다면 잘못된 선거제이며 바꿔져야 한다. 교육감 선거는 한 사람을 뽑는 절차가 아니라, 한 지역의 교육 철학과 미래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이제는 반복되는 문제를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구조를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 정책 중심의 선거로 전환하며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제도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 교육자치의 본령을 회복하는 길이다. 오래전부터 교육감 선출 방식을 바꾸자는 의견이 많다.

 

굳이 직선제를 하려면 차라리 정당 공천을 하자는 주장도 적지 않다. 교육은 더 이상 행정의 부속물이 아니며, 그렇다고 행정 위에 군림하는 외딴섬이 돼서도 안 된다. 유권자들은 과연 내 지역의 교육 수장이 우리 교육과 국가경쟁력의 미래를 위해 촉구해야 하며 그것만이 소멸해 가는 지방을 살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약속하는 유일한 길이다.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 교육 행정의 낡은 패러다임을 깨부수는 거대한 망치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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