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인이란 이름의 자랑스런 세대!

천안오성고등학교 교장 조영종

편집부 | 기사입력 2021/06/03 [16:10]

[기고] 노인이란 이름의 자랑스런 세대!

천안오성고등학교 교장 조영종

편집부 | 입력 : 2021/06/03 [16:10]

 

▲ 천안오성고등학교 교장 조영종


달력을 보다가
615일이 노인학대예방의 날이라는 것을 알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얼마나 우리 사회에 노인학대가 많았으면 이런 날도 만들었을까 생각하면 한 인간으로서 부끄러움과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문득, 잘 알려진 고려시대에 고려장에 얽힌 일화를 떠올리게 된다. 어느 대신이 남달리 효성이 지극하고 인정이 많아 부친을 내다버리는 대신 땅굴을 깊게 파고 그곳에 숨겼다. 그리고는 아침저녁 지성으로 모셨다고 한다.

 

어느 날 중국으로부터 고려 조정에 피할 수 없는 주문이 날아들었다.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내놓고는 지혜를 대결해서 고려측이 풀지 못한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문제라는 것들 중에는 첫째, 재로 새끼를 꼬아 보내라. 둘째, 암수 두 마리 뱀이 있을 때 암수를 가려내는 방법을 말하라. 셋째, 코끼리의 무게는 얼마나 되느냐. 넷째, 정육각형으로 자른 나무의 윗부분은 어디냐. 다섯째, 털빛과 체격이 똑같은 말 두 마리를 보내는데 어느 것이 어미인지 맞추어 보라는 문제가 있었다.

 

고려를 우습게 보고 깔보는 의미에서 지혜의 대결을 해보겠다는 뜻이었는데, 문제를 풀지못하면 난리가 날 지경이니 고려 조정의 고민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왕을 비롯해 모든 대신들이 머리를 짜내 보았으나 어느 것 한 문제도 풀 수가 없게 되자 전국에 방을 붙이고 현상금을 걸어 문제를 풀게 하였는데 문제를 풀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60세 이상 되는 노인들은 전부 고려장으로 죽고 나라 안에는 젊은이들만 있으니 사려 깊고 지혜로운 백성이 적었던 까닭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대신의 부친은 아직 생전에 계셨으니 근심어린 아들의 얼굴을 본 부친이 무슨 일인지 연유를 물었고, 아들의 대답에 부친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문제의 답을 술술 풀어 놓았다.

 

첫째, 재로 새끼를 꼬는 것은 미리 꼬아놓은 새끼를 불로 태워서 그대로 보내면 되고, 둘째, 두 마리 뱀의 암수를 가리는 것은 부드러운 흙 위에 뱀을 풀어 놓았을 때 성이 나서 날뛰는 것은 수컷이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암컷이다. 셋째, 코끼리 무게는 코끼리를 배에 싣고 강물에 띄운 후 그 무게만큼 가라앉은 뱃전에 금을 그었다가 코끼리를 내리고 대신 돌을 채워서 처음과 같은 뱃전에 물이 찰 때 돌을 꺼내어 무게를 달면 된다. 넷째, 정육각형의 나무토막은 뿌리 쪽이 무거우니 물에 던져 보면 알 수 있고 다섯째, 새끼와 어미 말의 구별은 말 두 마리를 하루쯤 굶긴 다음 풀을 놓아주면 어미 말은 반드시 새끼 말에게 먹이를 밀쳐줄 것이다.

 

솔로몬 왕의 지혜가 이 부친보다 나았을까 싶다. 아들은 부친이 풀이대로 왕에게 나가서 고하니 왕이 서둘러 시험을 해보고 모두가 맞는 답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하여 고려에도 탁월한 지혜를 지닌 인재가 있음을 중국이 알게 한 결과 두렵게 여겨 침공하지 않고 화평을 맺었다고 한다. 한 노인의 지혜가 나라를 살린 셈이다. 왕은 나라의 위기를 넘기게 된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 노인의 지혜가 필요함을 깨닫고 고려장이라는 풍습을 금지시켰다는 이야기다.

 

인공지능의 시대, 빅데이터의 시대이다. 그러니 웬만한 것은 컴퓨터 속에서 찾아내고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인간적인 따뜻한 정은 물론이고 각자가 살아온 삶의 방식과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체득된 삶의 지혜를 노인에게서 얻을 수 있다. 가족은 물론 세계 10위 권의 국가를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신 자랑스런 세대이기도 한 그 분들을 존경하고 돌보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다.

 

부디 우리 교육현장에서도 인공지능 교육 이전에 인성교육이 먼저이길 그리고 민주시민교육과 함께 경로효친 교육이 중시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아동학대뿐만 아니라 노인학대라는 표현이 이 땅에서 사라지는 날이 속히 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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