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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병 부실급식, 확 뜯어 고쳐야!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기사입력 2021/05/31 [08:56]

군 장병 부실급식, 확 뜯어 고쳐야!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입력 : 2021/05/31 [08:56]

 

 



최근 육군 51사단이 '부실급식' 현장 점검에 나선 야당 국회의원들에게 삼겹살이 수북한 군 장병 급식판이 공개됐다.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이 경기도 화성시 소재 육군 51사단 예하 한 부대를 찾아 신병 병영생활관을 비롯, 휴가를 다녀온 장병을 위한 격리시설, 병영식당, 취사 시설 등을 둘러보았다.

 

야당 의원들은 병영 식당에서 부대 관계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1인 기준량'이라며 직접 배식 사례를 공개했다. 공개한 식판에는 해물 된장찌개를 비롯해 삼겹살 구이, 상추 겉절이, 고추 2, 배추김치 등이 가득했다.

 

'부실 식판'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이 날 배식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보여주기식으로 나오지 말고 평소에 잘 나오면 뭐라고 말 안 한다", "제발 먹는 것으로 장난치지 말자. 한창 먹을 나이인데 이게 뭐냐", "설마 일회성은 아니겠지" 등의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 부대 장병 식당은 한 달여 전 '분노의 도시락 인증샷'이 공개된 곳이다. 이 날 국회의원들이 방문한 부대는 격리장병 부실급식 사례가 나온 부대가 아니라 같은 예하의 다른 부대로 알려졌다

 

군 장병 부실급식 문제는 한 군 장병이 SNS에 올린 급식 사진이 일파만파로 확산된 후 생긴 이색풍경이다. 당시 군 장병이 먹는 식판에는 밥과 약간의 반찬이 담겨있고 국 담는 부분은 비어 있을 정도로 설렁했다.

 

휴가 복귀 후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격리된 한 장병은 '휴가 다녀온 게 죄냐'고 반문하면서 다른 부대 사정도 묻기도 했다. 당시 이 글을 보고 삽시간에 '화나요라는 등 반응과 함께 엄청난 수의 댓글이 달리며 논란이 커졌다.

 

격리된 장병뿐만 아니라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의 하소연도 요란스러웠다. 군 장병의 급식 문제가 폭로되자 국회까지 나서 사활을 걸고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논란이 된 군 장병 급식문제는 예전과 달리 식재료 예산 부족 또는 군 간부의 식재료 빼돌리기로 인해 발생됨이 아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군부대 급식은 군의 내부 시설, 인적 자원 활용, 임차료와 인건비 투여가 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한 끼당 3000원 남짓한 예산으로 식자재 구입이 가능하다. 국방부 `2021년 장병 급식방침`에 따르면 장병 한 명 당 하루(3) 급식비는 모두 8790원이 책정됐다.

 

한 끼당 2930원 꼴이다. 한 끼 식대는 시중의 주요 커피전문점에서 판매되는 커피 값 보다 낮다. 또 중,고생의 식비와 비교해도 부족하긴 하다. 서울시교육청의 올해 중학생(급식인원 1100명이상 기준)의 한 끼 단가는 5588원에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허술한 급식 판을 받은 한 병사는 "나라를 위해 고생하는 데 참담하다""국방비는 다 어디에 쓰이냐"고 불평하기도 했다. 당시 SNS에 게시자는 장병이 휴대전화도 반납하고 TV도 없고, 밥은 이런 식인데 감방이랑 뭐가 다르냐?, 휴가 다녀온 게 죄인가요라고 항의했다.

 

군 장병이 잘 먹어야 잘 싸울 것이다. 육체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병사들이 제대로 먹지 못한다면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파장이 커지자 군은 부랴부랴 장성급 지휘관 주관 아래 코로나 격리와 군 급식 실태 일체 점검을 했다.

 

한 때 군 급식을 둘러싸고 쓰레기 만두 파동 때는 하루 세 끼 만두가 나왔고, 조류 독감 때는 닭요리만 줬다”, “소 구제역이 터졌을 때는 쇠고기를 먹었다는 증언도 나온바 있다.

 

앞으로 군 급식 개선의 의지가 엿보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군은 해결 방안의 한 방법으로 장병들의 급식을 민간 회사에 외주를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외주의 경우 식자재비, 품질 등의 상태를 유지한다 해도 국방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또 전쟁 발발시 외주업체가 민간 인력으로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군무원 증원 등이 문제가 되어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일자리가 늘어나게 되어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이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어 급식개선 수행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징병제로 유지되는 현실을 충분히 감안해 해결 방안을 실효적 측면에서 합당한 군 급식 개선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차제에 장병들의 급식 문제는 군에서 계속하든 민간에 위탁 관리하든 확 뜯어 고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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