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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천안시의회, 어쩌다 이 지경 까지...

정덕진 충남신문 편집국장

정덕진 기자 | 기사입력 2021/05/06 [10:12]

[기자수첩] 천안시의회, 어쩌다 이 지경 까지...

정덕진 충남신문 편집국장

정덕진 기자 | 입력 : 2021/05/06 [10:12]

본회의장 시장 앞에서 삭발 감행풀뿌리 민주주의 역사상 초유의 사태

 

 

 천안시의회(의장 황천순)419일 열린 천안시의회 개원 30주년 기념식에서 시민의 대의기관이라며, 30년 동안 다져진 토대 위에 새로운 지방분권 시대를 사명감 가지고 준비하자고 강조한 지 불과 열흘 남짓 지난 시간(430)에 역사상 유래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천안시의회 제241회 임시회기 중 시정질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종담 의원이 박상돈 천안시장을 답변석에 세워놓고 같은 당 소속 육종영 의원이 이발 기계로 이종담 의원의 머리를 깎는 이른바 삭발식을 감행했다.

 

이날 이종담 의원의 삭발은 천안삼거리공원 명품화 사업추진을 원안대로 추진하라는 요구와 함께 감행한 행동이며, 천안시는 박상돈 시장이 지난해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후 국비, 도비는 종전대로 삭감하지 않으며, 천안시민의 혈세인 시비 예산 중 불필요한 부분을 삭감(199)하여 추진하고 삭감된 예산을 동남구 발전을 위해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양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다르지만, 이날 생중계로 지켜본 수 많은 시민들은 시정 질문 시간에 시장을 앞에 세워놓고 본회의장에서 삭발을 감행한다는 건 이유 여하를 떠나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시민은 더구나 행정부 감시 및 견제는 당연한 권리이지만 때와 장소쯤은 가릴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재선 의원 정도라면... 차라리 의회 앞에서 삭발을 하던지, 지난번 김 모 의원처럼... ”이라고 말했다.

 

특히 같은 당(더불어민주당)소속 충남도의회 모 의원은 이번 본회의장에서 삭발은 경솔했다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천안시의회 개원 30주년 기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꽃 의회정치!

기초단체 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기본이요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근간이 태생한 지 서른 살 먹은 청년으로 자랐다.

그러나 전국 지자체를 비롯하여 국회에서도 발생한 적이 없는 본회의장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을 앞에 세워놓고 자신들이 주장한 요구를 받아들이라며 삭발을 감행했다는 건 30년 의회 역사에 최고의 오점을 남기는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행정부 감시 기능, 예산 심의 기능, 정책심의 및 행정 사무 감사 기능 등 많은 권한을 부여 할 때는 반드시 책임과 의무도 함께 한다는 사실과, 정략적 도구도 백번 양보해서 이해한다고 해도 도덕적 관행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재래시장에서 좌판을 깔고 시금치, 콩나물 파는 아낙네에게도 상도의는 존재하고, 조폭 세계와 노름판에서도 도의라는 개념이 있는데 하물며 시민이 뽑아준 민의를 대변한다는 의원으로서 그러한 행동을 하라고, 그러한 행동을 바라며 시민들이 뽑아줬을까?

 

한편 일부 소문대로 민주당 의원들이 삭발까지 하면서 원안 추진을 고집하는 진짜 속내는 있는 걸까?

소문은 소문으로 끝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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