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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복병” 뱀에게 물리면…

단국대병원 응급의학과 고찬영 교수

편집부 | 기사입력 2016/08/24 [15:34]

“숲 속의 복병” 뱀에게 물리면…

단국대병원 응급의학과 고찬영 교수

편집부 | 입력 : 2016/08/24 [15:34]
▲ 단국대병원 응급의학과  고찬영  교수
추석이 되면 고향을 찾아 일도 거들고, 가족들을 만나 산소도 돌보곤 한다. 이런 저런 일로 무성한 수풀로 들어가 활동을 하게 되면서 뱀에 물리거나 벌에 쏘이기도 하고, 낫이나 예초기를 사용하면서 다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야외활동에서 무엇보다도 주의해야 할 것은 사고에 의한 외상이지만 지금 소개할 것은 또 하나의 불청객!! 바로 뱀에게 물리는 일이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코브라나 방울뱀처럼 물리는 즉시 생명을 앗아가는 맹독을 지닌 독사는 서식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총 16종의 뱀 중 살모사, 까치살모사, 쇠살모사, 유혈목이는 물린 후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독사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 400여 명의 환자가 뱀에 물려서 병원에 오게 되는데 주로 산지나 농지에서 4월 하순부터 10월 중순에 걸쳐서 발생한다.
 
독사와 비독사를 겉모습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야간이나 관찰 경험이 적은 경우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모든 뱀에 물린 상처는 응급상황으로 생각하고 병원에 내원하여 치료하는 것이 좋다.
 
독이 있는 뱀에게 물리면 한 개 이상의 송곳니 자국과 그 주변으로의 통증, 물린 부위에서 위쪽으로 진행하는 부종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물린 쪽 겨드랑이나 사타구니가 붓거나 통증이 있으면 독이 퍼지고 있는 것을 뜻한다.
 
물린 자리의 피부 색깔이 거무스름하게 변하는 경우에도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곪아서 덧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우리나라에 많은 살모사 독은 혈액독과 신경독 성분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초기증상으로는 메스꺼움, 구토, 입 주위에 멍한 느낌,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 부위의 저린감, 온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증상 등을 호소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코피나 피부에 실핏줄이 터지는 출혈 소견이나 어지러움, 두근거림, 저혈압, 의식변화를 보이는 경우에는 심각한 중독으로 생각해야 한다.

뱀에 물렸을 때는 우선 뱀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야 하며 어떤 뱀인지 확인하기 위해 잡으려고 하다가 다시 물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뱀에 물린 사람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여 119나 주변사람에게 도움을 청한 후 누워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이 때 독이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하여 수건 등으로 고정하고 반지나 시계, 꽉 끼는 옷 등은 풀어주는 것이 좋다.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행동이나 얼음을 상처 부위에 직접 찜질하는 행동, 상처를 절개하는 행동, 소주나 된장, 담배 가루 등을 바르는 행동은 모두 잘못 알려져 있는 민간요법으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뱀에 물렸을 때는 항독소 투여가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살모사 3종에서 채취한 독을 한꺼번에 중화하는 항독소를 개발하여 현재 사용 중이며, 임산부와 어린이에게도 피부반응검사를 시행한 후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뱀에 물리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수풀이 우거진 곳을 걸을 때 나무나 작대기 등으로 수풀을 미리 확인하고 쿵쿵 울림을 주면서 걷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발목까지 올라온 신발이나 긴 장화, 긴 바지 등을 착용하면 뱀에게 물리는 일을 훨씬 더 줄일 수 있다.
 
야영이나 캠핑을 할 때는 텐트 주변에 백반 가루나 담배 가루 등을 뿌려놓아 뱀이 다가오는 것을 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뱀에 물렸을 때 응급처치 요령을 잘 알아두면 혹시나 불미스러운 사고가 생기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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