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살고 있나요? 전원주택에 살고 있나요? 어디에 살던 그게 뭐 그리 대단한 것이랴 등 붙이고 기대서 누울 곳이 있으면 고대광실이 아니라도 잠드는 것은 같은 것인데 13평 연립에 살 때도 48평 아파트에 살 때도 거기서 지지고 볶으며 아웅다웅 하며 살고 며칠 살고 나면 거기서 거기드라
어느 순간 집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이제는 조그마한 정원이 있고 텃밭에 오이랑 청량고추 몇 개 심어 수산시장에서 회 한 접시 떠다가 지인들 초대하여 옛 이야기 하며 살고 싶구나
대학 다닐 때 다섯 평 자취방에 누워 하모니카 불며 다리로 박자 맞출 때 난 거기가 제일 좋더라 그때는 그게 행복하다는 것을 몰랐지만 난 거기가 제일 좋더라
당신은 어디 사시나요 나는 지금 208동 19층 아파트 1502호에 살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숲으로 이사 갈까 합니다. 산새들 벗하고 마누라 잔소리에 잔디밭 풀 베며 주말에는 텃밭도 손보며 거기 살고 싶습니다. 나무그늘 생기면 거기에 누워 하모니카로 연주도 하면서 거기에서 살고 싶습니다.
2020년6월10일. 아침에 쓰다. <저작권자 ⓒ 충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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