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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장애인의 날을 보내면서

입장초등학교 교장 박익순

편집부 | 기사입력 2018/04/27 [13:33]

[교단일기] 장애인의 날을 보내면서

입장초등학교 교장 박익순

편집부 | 입력 : 2018/04/27 [13:33]

 

▲   입장초등학교 교장 박익순

제38회 장애인의 날이 지나갔다. 장애인의 날은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인데 1972년부터 민간단체에서 운영하던 “재활의 날”을 정부에서 1981년부터 “장애인의 날”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1989년에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날을 전후하여 장애인 주간으로 정하고 여러 가지 행사가 이뤄진다. 2016년부터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장애인식개선의 의무 대상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공공기관과 어린이집에서 대학까지 장애인식개선교육을 하고 30일 이내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제도가 강화되었다.

 

이 법에 근거하여 학교에서도 장애인의 날 행사는 물론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을 하고 각 자치단체에서도 행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 이 행사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지자체의 장이나 교육관계자의 관심 속에서 진행되어야 교육적 효과가 발휘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장애인식개선교육이 행사로 끝난다면 더 행복하고 장애우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 모습은 더 먼 훗날의 모습이 될 것이다. 특히 장애인식개선 교육 및 장애인 복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이 사회의 장애인 구성 비율이 후천적 장애인이 많다는데에 있다.

 

현재 장애인이 251만 명인데 지체 장애인 126만 명, 지적 장애인 19만 5천 명, 자폐성 장애인 2만 2천 명이라고 하며 선천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비율은 5%이며 후천적 장애로 삶을 살아가게 되는 비율이 95%이다. 선천적 장애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후천적 장애인의 비율이 95%라는데 좀더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결국 내 자신도 내 가족도 내 이웃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의료보험이나 자동차보험처럼 제도적으로 보호되고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을 때 내 자신이나 이웃이 장애인이 되었을 때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날을 기념일 행사처럼 치루고 실적 중심으로 간다면 행복한 사회로 진입할 수 있을까?

 

다시 반성해 본다. 내일의 사회의 모습을 선도할 기관장으로서 제 38회 장애인의 날을 그저 일회성 행사로 보냈는가 아니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의식 개선이 될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접근하고 그 의미와 철학적 바탕을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생활화 되고 문화가 되도록 준비하고 실천 했는가? 철학적 바탕이 되지 않으면 정부의 의도는 떠나고 현장에서는 행사의 관행으로 실적은 있으되 변함은 없는 세상의 모습은 탄력 받아 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도 덴마크처럼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사회로 진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장애인의 날을 준비하고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금상, 은상, 동상을 주는 행사 위주의 교육보다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학생들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에 교직원들이 협의했는데 라며 오히려 학교장이 까탈스럽다는 반응을 담당자가 보여 주었다. 이에 불편한 나의 마음을 마음이 통할 것 같은 경력 교사에게 말씀드렸더니 “이제 내려 놓으세요. 교장선생님이 아무리 고민해도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아요.”

‘그래 모두가 잘 하고 계신데 나만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역시 내가 이상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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