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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쟁사상으로 국민통합을 이루자!

조 영 종(한국바른교육연구원 원장. 교육학 박사)

편집부 | 기사입력 2025/05/14 [23:30]

[기고] 화쟁사상으로 국민통합을 이루자!

조 영 종(한국바른교육연구원 원장. 교육학 박사)

편집부 | 입력 : 2025/05/14 [23:30]

 

▲ 조 영 종(한국바른교육연구원 원장. 교육학 박사)


오늘날 대한민국은 정치, 이념, 세대, 지역, 계층 간 갈등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사회적 갈등은 국민의 일상생활은 물론, 공동체 전체의 신뢰와 효율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분열과 대립이 일상화된 시대에, 우리는 전통에서 새로운 통합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 해법으로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원효 대사의 화쟁사상이다.

 

화쟁(和諍)이란 말 그대로 화합을 통한 논쟁의 해결을 뜻한다. 화쟁사상은 7세기 신라시대의 고승 원효 대사가 제시한 철학으로, 여러 불교 종파의 이론적 대립을 극복하고 불교 전체의 조화와 통일을 추구한 사상이다. 당시 불교계는 교리의 해석과 수행 방식의 차이로 인해 분열되어 있었고, 원효는 이런 갈등을 해결하고자 했다.

 

원효는 십문화쟁론에서 모든 주장은 일면의 진리에 불과하며, 각각의 입장은 그 나름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각 이론이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진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임을 인정하고, 상호 이해와 포용을 통해 더 높은 차원의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았다. 이는 단순한 타협이 아니라, 보다 큰 조화를 지향하는 철학적 접근이다.

 

화쟁사상의 핵심은 차이를 인정하고, 조화를 모색하며, 공동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이것은 지금의 우리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자세다. 현대 한국 사회의 갈등 역시 각자의 입장과 경험에 기반한 주장들이 충돌하는 것이며, 어느 하나만이 절대적으로 옳거나 그르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서로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공통의 목적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화쟁사상을 바탕으로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까?

첫째, 대화와 경청의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 원효는 진리를 향한 다양한 길을 인정하며 대화를 통해 그 본질에 다가가려 했다. 우리 역시 다름을 배척하기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고 진심 어린 대화를 통해 갈등을 조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언론과 교육, 정치 영역에서 상호비방이 아닌 경청중심의 소통 문화 확산이 필요하다.

 

둘째, 공동체 가치에 대한 합의를 형성해야 한다. 원효가 추구한 통합은 공허한 조화가 아니라, 공동의 진리를 향한 실천적 합의였다. 국민통합 역시 다름을 인정하되, 자유와 평등, 정의와 상생 등 우리 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가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공론화 장 마련과 시민사회 중심의 숙의 민주주의 실천이 중요하다.

 

셋째, 포용적 리더십의 회복이 요구된다. 원효는 다양한 종파의 논쟁을 가로질러 조화로운 관점을 제시한 조정자이자 통합자였다. 오늘날 정치권과 지역사회, 시민단체에 이르기까지 갈등의 중심에서 중재하고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지도자들이 편 가르기보다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줄 때, 국민도 통합의 가능성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63일 대통령 선거에서 이런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이 탄생하길 간절히 바래본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내가 옳다는 주장보다,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자각이 필요할 때이다. 화쟁은 그저 옛 사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지혜이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통합의 길을 제시한다. 원효 대사가 꿈꾼 조화로운 세계는 결코 먼 이상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우리 모두가 마음을 열고 함께 나아갈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조영종(충청남도교육삼락회 상임부회장. 교육환경운동가. 전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장. 전 한국교총수석부회장. 전 천안오성고 교장. 전 천안부성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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