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스스로 허구의 우상을 만들어 그 노예 되기를 자처하고 있다. 神을 만들어 종교의 노예가 되고 국가를 만들어 국가 권력의 노예가 되고 황금을 만들어 돈의 노예가 되고, 스마트폰을 만들어 스마트폰이 없으면 살지 못한다. 다섯 번째 인간은 자식을 낳아 자식의 노예 되기를 자처하고 있다. 효는 그 시작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로 출발한다.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 하면서 대가족시대는 붕괴되고 핵가족시대를 넘어 가족 모두가 다양한 자기 직업을 갖고 바쁘다는 핑계로 한집안에 살면서 하루에 한 끼의 식사도 함께하지 못하고 기거하는 나노가족, 부모와 동거를 기피하고 홀로 방을 얻어 나가 사는 독거 가족, 독거 가족 시대에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기피하여 대화를 단절하고 스마트폰과 PC속 유튜브에서 교감하는 사물 인터넷가족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인간관계의 단절은 산업화 시절과는 그 형태가 다른 유형의 소외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된 문제는 관계의 회복을 통해서만 치유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의 전통적 인간 관계론의 핵심인 효사상의 실천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것은 부모와 자식 간의 육체적 정신적 생명의 연속적인 풍요로움과 공동체 질서의 회복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새로운 효 이론과 효 사상을 되새기며 그 의미를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효 문화를 살펴보자 가족중심의 상호 의존 관계로 폄훼할 수도 있다. 허나 농경사회의 근간이 되었고 오늘날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한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월남 전선에서 달러를 위해 용병이 되었고 열사의 나라 중동에서 오일머니를 흡착했다. 독일의 탄광에서 병원의 간호사로 파견되어 유럽의 유러화를 벌어다 종자돈으로 삼아 오늘의 한국 경제에 한 획을 그은 것이다. 현장에서 땀 흘리며 사투를 벌려온 그들에게 묻는다.

왜 그렇게 위험한 일들을 스스로 자처 했느냐고 ...

한결같은 대답은 부모 형제 자식들을 위해서라고 했다. 효는 가족 중심적 사고에서 나왔고 책임과 의무를 알게 했으며 책임은 의무를 수반한다는 사실에 귀의함을 알 수 있다. 이것이 한국 효사상의 뿌리다.

이 뿌리가 통째로 빠지려는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각종 패륜 행위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고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비이성적 범죄행위의 발생률이 세계 톱 수위를 달리고 있다. 효 문화가 착근되어야 할 시기에 이런 저런 이유로 효 사상이 뿌리 채 뽑히려 하는 것은 이 나라 정신문명의 위기를 몰고 오는 것이다.

정신문명의 실종은 동물사회를 연상하게 한다. 동물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본능적 행위이지만 인간은 지적능력을 가진 사악함이 동물보다 우위이기 때문에 그 파장은 약육강식의 먹이사슬 관계가 아니라 파멸을 몰고 올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을 수 있는 효는 인간의 보편적 가치이며 문화이다. 특히 우리민족의 고결한 정신문화이다. 이 문화야말로 세계인류에게 삶의 뿌리가 되는 가장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효 문화야말로 인류의 행복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인간에게 효의 가치야말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자아를 찾는 역사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한 표현이 되겠다. 효의 실천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그 정신만큼은 변할 수 없다. 인간 삶 형식의 외적인 변화는 인간에게 요구된다.

그러나 내적인 면의 효의 정신은 결코 변할 수 없다. 우리 한민족은 세계 그 어느 민족에서 유례가 없는 높은 효 문화를 가지고 성장 발전해 온 효를 생명처럼 여겨온 민족이다. 효가 지켜지는 민족과 나라는 결코 망할 수 없다는 진리를 우리는 모두 각성하고 또 재인식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