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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강한 세력도 시간 흐르면 쇠퇴하기 마련!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기사입력 2020/12/03 [09:57]

아무리 강한 세력도 시간 흐르면 쇠퇴하기 마련!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입력 : 2020/12/03 [09:57]

  

 

 

사기(史記) 한장 유열전에 실려 있는 한안국의 일화를 소개한다. 이와 비슷한 내용이 한서에도 실려 있다. 이 이야기는 사자성어에도 실린 '강노지말(强弩之末)’이란 말이다. 이 뜻은 아무리 강한 세력도 시간 흐르면 쇠퇴하기 마련이란 것이다. 

 

청곡 박일규의 작 '강노지말'에서 나오는 내용 가운데 '강한 쇠뇌로 쏜 화살도 사정거리 끝에 이르면 비단 천조차 뚫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강한 힘과 세력도 시간이 흐르면 쇠퇴하기 마련이라는 것을 비유한 글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9일까지로 1년 반 정도가 남았다. 역대 대통령은 이쯤 되면 초기의 힘을 잃고 서서히 레임덕에 빠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40%를 머물고 있다. 역대 정권과 비교하면 이색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권도 이제 힘이 다한 화살처럼 지지도가 떨어져야 정상인데 오히려 힘이 머물고 있다. 이는 누군지, 어떤 집단이 동력을 불어넣어 주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와중에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 총장의 갈등이 마침내 파국으로 치달았다. 지난 1년간 끊임없이 계속돼 온 두 사람의 대립이 갈 데까지 간 것 같다. 역대 검찰총장이 문제가 생겨 중도 사퇴한 적은 있지만 법무장관이 직무 배제 명령을 내린 건 사상 처음이다. 헌정 사상 초유의 조치로 검찰은 수장 없는 비상상황에 놓이게 됐다. 법무부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반면 윤 총장은 직무 집행 정지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 등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의 현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불편한 심경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그럼에도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조정과 조율 모습은 전연 보이지 않아 안타까운 일이여 국민들의 비판 목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검찰총장은 임명직이긴 하지만 정치적 상징성이 높은 자리이기도 하다. 법적 조치에 기대기보다 인사권자가 조속히 나서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서도 바람직스러우나 그렇지 못한 것이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사상 초유의 일’이란 불씨를 키웠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중대한 현안에 대해 입을 닫아버리면 국정은 표류해 버리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됐다. 대통령의 결자해지 책임은 찾을 수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국민과 대면하지 않기로 작정하셨나 보다. 국민의 비난이 빗발쳐도 대통령은 눈 한번 까닥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국민들은 두 사람의 싸움으로 신물이 날 정도가 됐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말하면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여 답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러는 사이에 전국 6개 고검장과 전국 18개 지방검찰지청의 평검사들까지 많은 검찰 식구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는 서울중앙지검의 부장검사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추 장관 밑에서 근무하는 법무부 검찰국 소속 검사들은 심재철 검찰국장을 찾아가 총장 직무 배제를 재고해달라고 호소하는 일도 일어났다. 또 검찰을 떠난 전직 검사장 34명도 성명을 내 윤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는 "전대미문의 위법하고 부당한 조치"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온 나라가 괴질 방역에 혼란한 틈 사이에 정부와 여당은 윤 총장 몰아내기의 막장극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막장극의 관객은 흥미로울지 모르지만 이런 나라 꼴에 지친 국민들은 참담할 뿐이다.

  

조선조가 망한 것은 ‘삼정의 문란’과 함께 ‘과거제도’의 붕괴가 큰 원인이었다. 국가공무원의 공정한 임용에 대한 믿음이 깨지며 신분 상승의 꿈은 사라졌다. 절망한 선비들은 피폐해진 민중과 함께 봉기하게 됐다. 가스가 가득 차 있는데 불씨를 만난 것이나 다름없는 현실이 지금의 대한민국인 듯하다. 내부가 혼란스러워 국민이 분열하면 나라는 망조가 들 수 있다. 지금 검찰총장 탄압을 보면 역사는 역시 반복되는가 싶다. 

 

베네수엘라의 실패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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